(재)마음동행은 4/21부터 4/26의 기간 동안 필리핀에 있는 시추콰이안(Citio Kuayan, Malabanias, Angeles)을 방문해서 이 마을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해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여러 방면으로 논의하였습니다.
이 마을 주민의 대부분은 이재민으로 23년전 주1)”피나투보 화산폭발”로 한 순간에 집을 잃고, 이곳으로 이주하여 강가에 위치한 대나무숲 주변에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한 사람들입니다.
[주1)”피나투보 화산 폭발”
-1991년 6월에 폭발한 화산으로, 폭발로 인하여 수많은 농경지가 사라지고 약 4만호의 가옥이 무너졌으며 25만여명의 이재민과 900여명의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대재앙이었다. 그 중에서도 앙헬레스시의 피해가 가장 컸다고 합니다.
(*근처에 있는 다리에서 본 시추코와이안 마을의 전경으로, 대나무 숲으로 둘러 싸여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실제로 마을에 들어가면 참혹합니다.)
주민들의 대부분이 오래 전에 이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정부의 미흡한 지원으로 마을은 거의 방치상태와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주거 및 생활 여건은 너무 열악하여서, 마을을 방문했을 때의 솔직한 첫 느낌은.. “버려진 땅”이라는 것입니다.
마을 촌장에 따르면 이 마을에는 약 400여 가구가 살고 있다고 하며, 한 가구당 약 5~6명 정도의 식구가 있는 것으로 가정한다면 약 2,000~2,400명의 주민이 이 마을에 모여 살고 있는 셈입니다.
(*강가에 위치한 시추콰이안 마을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이 마을을 방문하자마자 마을 촌장과 간단한 인사를 한 후, 자치 경찰단원(barangay police)들의 안내를 받으며 마을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촌장과 자치 경찰인 바랑가이police의 모습입니다. 이들은 마을의 치안유지를 위하여 무보수로 자원봉사하고 있습니다)
둘러보면서 가장 유심히 본 것은 집집마다 있는 우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물이라는 표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물의 크기는 작았고, 우물주변은 너무 지저분했습니다.
(*우물주변은 폐타이어 등으로 막아놓았지만 언제든지 불순물과 곤충들로부터 오염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주민들은 이 물은 마실 수 없어서 식수는 외부에서 구입해서 충당하고 있으며, 우물물은 빨래 등의 생활용수로만 사용한다고 합니다.)
여느 곳과 마찬가지지만 이 마을에도 정말 많은 아이와 아기들이 있었습니다. 파리가 잔뜩 붙은 빵을 들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너무 자연스러워 보였고, 변변한 놀이터가 없어서 자기 키보다 훨씬 높은 나무에 올라가서 노는 어떤 아이의 모습은 정말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마을 공터 및 나무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놀고 있습니다)
어떤 집에는 화장실이 있지만, 많은 집들이 화장실이 없고, 공용화장실도 없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급할 때에는 아무 곳에나 볼 일을 보는 바람에 마을 곳곳에 인분 덩어리로 인한 악취가 끊이지를 않습니다.
(* 왼쪽은 간혹 있는 화장실 모습닙니다. 그나마 이런 화장실 조차 없는 집이 대다수 입니다. 마을공터에는 지저분한 쓰레기와 오염물이 쌓여 있습니다. 이런 공터가 여러군데 있습니다.)
마을을 둘러본 결과, 여러 가지가 이 마을에서 필요하겠지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마을 주민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식수와, 쾌적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공용화장실의 설치,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수 있는 놀이공간인 듯 합니다. 이러한 시설의 필요성과 이와 관련된 향후 사업 추진계획에 대해서 촌장과 논의를 하였습니다.
(*향후 여러가지 지원 방안에 대해서 마을 촌장과 논의중인 이희연 마음동행PD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마을 주민을 위한 식수원 개발과 화장실 신축 등은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므로 재단으로서도 사업추진 전반에 대해서 신중하게 고려하고 진행해 나가야 할 사항입니다.
위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업 추진은 향후 마을주민과의 소통을 통해서 단계적으로 진행해 가기로 하고, 이와 같은 마을 지원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 간단한 이벤트성 행사를 마련하였습니다.
(*학생들에게 증정할 학용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서 여러 곳의 문구점을 방문, 흥정하는 마음동행 박근선 사무총장과 이희연 PD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아기들에게 지급할 분유 역시 도매점에서구입하였습니다.)
행사는 100명의 학생과 100명의 아기에게 학용품(연필과 공책세트) 및 분유를 증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행사는 한곳에 많은 인원이 집결하므로 무질서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재단은 아래와 같은 사항을 마을에 요청했고 이를 촌장은 수용함으로써 뜻 깊은 행사가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학용품 및 분유를 증정하기 전에 마을 주요 인사와 촬영한 기념사진입니다)
재단이 마을 촌장에게 요청한 사항은, 마을 주민 스스로 이번 행사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전 준비(증정 대상자의 합리적인 선정, 증정 쿠폰의 제작 및 배부) 및 자치 경찰을 통한 당일 행사장 주변의 질서 유지(부모가 아기와 학생을 동반해서 줄서기)였습니다.
(*증정품을 받기 위해 학생과 아이와 동반한 부모님들과 학생들의 모습에서는 행복한 웃음이 묻어납니다)
다행히도 행사 당일에 주민들은 촌장과 자치경찰을 중심으로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런 모습은 앞으로 재단이 이 마을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사업 추진에 상당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마을주민 모두와 기념촬영을 하였고, 마을 촌장 등과 향후 지원사업과 관련된 추가 논의를 하였습니다)